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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지게차 몰아요, 멋지죠?’… 중장비 자격증 따는 여성들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23-10-30 (월) 10:43 조회 : 232
작년 6004명 응시… 5년 새 배 늘어
“퇴사 이후 대비”“든든한 자격증”
‘고되고 험한 남자 일’ 인식 옅어져
“선영이 오늘 기록 경신한 거야? 3분 안에 들어와 버리네.”

지난 22일 오전 10시 경기도 남양주의 북부신진중장비직업전문학교. 쌀쌀한 일요일 아침이지만 지게차운전기능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나온 수강생 14명이 열기를 뿜으며 실습을 하고 있었다. 수강생 중 막내인 박선영(가명·20)씨가 2분59초 만에 정해진 구간을 완주하자 수강생들 사이에서 박수갈채가 나왔다. 특히 이달 초부터 함께 수업을 받는 ‘언니’ 3명의 응원 목소리가 컸다. 임진아(46)씨는 실습 후 자리로 돌아오는 박씨에게 “시험 합격 커트라인인 4분은 충분히 통과하겠다”고 격려하며 어깨를 토닥였다.

지게차운전기능사를 따려는 여성이 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2018년 2585명이던 여성 필기 접수 인원은 지난해 6004명으로 배 넘게 뛰었다. 같은 기간 남성의 지게차운전기능사 필기 접수 인원이 9만9120명에서 10만7686명으로 8.64%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늘어난 수치다.

북부신진중장비직업전문학교에서도 이런 ‘여풍’을 체감한다고 했다. 박씨를 포함해 이번 기수 14명 중 4명이 여성이다. 이 학교 최두혁 이사는 “과거엔 여성이 한 기수에 많아야 1명 정도였는데, 최근 3~4명으로 늘었다”며 “아이를 키우며 경력이 단절된 여성분들이 재취직을 위해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임씨는 가장 적극적인 수강생 중 한 명이다. 임씨는 한 남성 수강생이 지게차 포크 조절을 어려워하자 “틸트(지게차 포크의 각도를 조정해주는 기능)를 너무 내렸어”라며 직접 지게차 쪽으로 다가가 봐주기도 했다. 손해사정사로 일하는 임씨는 친구를 통해 지게차운전기능사를 알게 됐다. 임씨 친구는 퇴사 이후를 대비해 이 자격증을 땄다고 한다. 임씨는 “최근에 물류 아르바이트를 지원했다가 떨어졌다. 친구 얘기가 떠오르더라”며 “물류회사들이 나이순으로 사람을 자른다는 말이 있는데, 지게차 자격증이 있으면 무조건 (입사가) 된다고 해서 얼른 등록했다”고 말했다.

광고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이진희(43)씨는 “지금 당장 뭘 하겠다는 마음보다는 나중에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듯해서 등록했다”며 “자격증이 있으면 동네 마트에 취직하더라도 계산원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으니 경쟁력이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최근 물류센터 호황 등으로 지게차 운전자를 찾는 경우가 많다. 여성들도 이에 많이 동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장비는 고되고 험하다’ ‘중장비는 남자들만의 일’ 등의 인식이 옅어진 점도 여성들의 발길을 끄는 이유로 분석된다. 박씨는 “유튜브에서 중장비 운전을 하는 여성들을 보면서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나도 할 수 있다.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며 “아직 어리고 시간도 많을 때 (자격증을) 따두면 좋을 거 같아서 지금 이렇게 배우고 있다”고 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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