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손대기만 하면 불어나는 규제는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꼽힌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2019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63개국 중 28위로 순위가 한 단계 하락했는데, 주요 원인으로 규제가 꼽혔다. 기업 규제 항목에서 순위가 47위에서 50위로 떨어지면서 상위 항목인 정부 효율성 순위도 29위에서 31위로 하락했다.
국가 경쟁력을 평가하는 또 다른 민간기관인 세계경제포럼(WEF)의 진단도 비슷하다. 지난해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정부 규제 부담' 항목에서 141개국 가운데 87위에 그치면서 캄보디아, 라오스, 방글라데시 등에도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정책 안정성 확보 능력은 76위에 머물렀고, 기업 활동에 장애가 되는 규제를 맞닥뜨렸을 때 이를 해결하는 법 체계의 효율성도 67위 수준이었다.
해마다 성장률이 하락하는 배경에도 규제가 도사리고 있다. 국책연구소인 한국연구개발원(KDI)은 지난해 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장기 전망' 보고서에서 지금과 같은 규제, 금융제도, 노동환경하에서는 2020년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평균 1.7%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을 무턱대고 늘리면 규제가 더욱 늘어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역행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문재인 정부는 애당초 사회복지와 공공안전 등 현장 인력을 확충한다는 취지로 공무원 증원에 나섰지만, 실제로는 규제 부처 공무원들이 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대표적인 규제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 직원은 2016년 말 588명에서 2018년 말 현재 694명으로 18% 늘었다. 같은 기간 환경부(17.1%), 고용부(10.8%),
금융위원회(11.6%), 대검찰청(6%) 등 다른 규제 관련 부처도 인력이 크게 늘었다. 이 기간 전체 국가공무원 증가율 2.9%(65만149명→66만9077명)를 크게 웃돈다.
지방 공무원도 30만3320명에서 32만2784명으로 6.4% 늘었는데, 정부가 주로 뽑겠다던 소방직(5488명 증가)보다 일반직 공무원(1만3872명 증가)이 훨씬 많이 늘었다.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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