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도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배움의 시기를 놓친 사람들을 위한 학력 인증 제도인 검정고시가 최근 편법적인 대입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검정고시 성적을 일부 대학들이 수시 전형 내신으로 인정하면서 상당수는 수월한 대입학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횟수에 제한 없이 시험에 응시할 수 있고 문제 난이도 또한 고1 수준이어서 일부 학생들은 원하는 점수를 얻을 때까지 과목별로 재시험을 치르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5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검정고시 응시자 중 13~19세 비율은 올해 1차 시험에서 54.1%, 2차 시험은 58.6%로 매년 절반을 넘기고 있다.
10대 검정고시 지원자가 이처럼 많은 것은 대입 수시 지원을 할 수 있는 대학이 도내 9개 대학을 비롯해 전국적으로도 상당수에 이르기 때문이다.
도내 한 검정고시 학원 관계자는 “대학마다 검정고시 성적에 차등을 두는 등 제도적으로 장치를 두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검정고시 합격자들의 대학 지원이 녹록치는 않다”며 “학원생들 중 특목고·자사고 출신들이나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던 학생들은 10% 정도만 차지하고 있어 아직 일반화시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계 관계자들과 일부 학부모, 학생들 사이에서는 “수도권에서는 이미 검정고시가 본래 취지와 벗어나는 현상이 발생했고 전북지역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며 일반 고교생과 형평성에 어긋나는 부분에 대해 공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응시 횟수를 제한하거나 대학입학, 학력취득 등 유형을 달리해 검정고시 지원자를 신청받는 등 여러 해결방안이 있지만 쉽게 적용시킬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며 “시도교육감협의회를 통해 이같은 문제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혜지 기자
<출처 : 전북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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