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된 노동시장과 대기업 위주 강성노조 때문에 청년구직자들이 대기업·공기업에 몰리지만, 중소기업은 인력부족으로 취업난과 구인난이 동시에 발생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 벼랑 끝에 선 청년에게 희망을' 보고서에 따르면 경직적 노동시장 구조와 연공형 임금체계는 노동시장에 들어오려는 청년층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특히 강성노조의 과도한 요구로 대기업·정규직이 높은 임금과 고용 안정을 누리면서 고학력 청년층의 대기업·공기업 쏠림 현상은 더욱 커졌다는 설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 노조가 있는 300인 이상 사업장 정규직의 월 임금은 458만원, 노조가 없는 300인 미만 사업장 비정규직 월 임금은 166만원이다.
오래 근무할 수록 높은 연봉을 주는 연공형 임금체계도 청년 취업을 막았다는 분석이다. 2018년 기준 근속 1년 미만의 임금과 근속 30년 이상을 비교했을 때 30년 이상 일했던 직원이 3.03배 많은 임금을 받았다. 이는 일본(2.4배), 독일(1.8배), 프랑스(1.65배), 영국(1.51배)에 비해서 최고 수준이다.
대기업은 취업난, 중소기업은 만성적 인력 부족 현상을 겪는 인력 수요-공급 미스매치도 심해진다. 2000년 이후 고등학교 졸업생의 약 70%나 대학에 갈 정도로 고학력화된 청년층은 고임금을 기대하면서 대기업·공기업 취업에 매달린다. 반면 상대적으로 근로조건이 취약한 중소기업은 인력부족률이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13~34세)이 선호하는 직장은 대기업이 21.6%, 공기업이 21.5%, 공무원이 21%였다. 중소기업은 6.8%에 불과했다.
그에 비해 대학 교육은 산업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다. AI·빅데이터 등 최첨단 산업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국내 대학은 관련 학과 정원조차 늘리지 못하며 변화속도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
미국 스탠포드대는 컴퓨터공학과 정원을 2008년 141명에서 2019년 745명으로 5배가량 늘렸다. 그러나 같은 기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는 단 한 명도 늘리지 못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조사에 따르면 한국 전공-직업 불일치는 50%에 달해 주요 경쟁국인 독일, 미국, 일본보다 높았다. 이는 대학의 급격한 양적 팽창과정에서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을 충분히 제고하지 못하는 '교육거품'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임영태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법·제도개선, 노동시장 구조개혁, 사회적 인식개선이 시급하다"며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해 청년층의 손쉬운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규제혁신으로 고용창출력을 회복하고 청년의 창업·창직을 지원하기 위한 법·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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